"조종기 추락서 국민 구한 故 심정민 소령과 한국전 참전미군은 모두 영웅"

작성자
아진산업(주)
작성일
2022-07-28 09:37
조회
1212

"6·25 한국전쟁에 참전하거나 돌아가신 분들도, 전투기 추락에서 주민을 지킨 고(故) 심정민 소령도 모두 영웅입니다. 오늘은 그들을 모두 기리고 심 소령 가족도 위로하고자 합니다."

서중호 아진산업 대표이사가 미국에서 한국전쟁 참전 군인 사은 행사를 열고 심 소령의 유가족을 초청해 식사와 관광을 제공했다. 국민 목숨을 지킨 영웅과 그 가족을 예우해야 한다는 뜻에서다.

서 대표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아진·우신USA(이하 아진USA) 공장이 있는 미국 앨라배마 오펠리카에서 한국전쟁 참전 미군 가족, 심 소령 유가족, 자사 임직원, 대구 대건고등학교 동문 등 100여 명을 초청한 가운데 '참전군인의 날' 연례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선 참전 군인 대표에게 감사패를 전한 뒤 클래식 공연, 한국 전통무용과 퓨전댄스, 대건고 재학생들이 손수 준비한 댄스 공연 등을 열었다.

올해는 심 소령의 유가족을 특별 초청했다.

심 소령은 지난 1월 11일 제10전투비행단 소속 대위였던 당시 경기도 화성시에서 전투기 KF-5 비행 훈련을 하던 중 엔진과 조종계통 결함이 발생해 비상탈출을 선언했다가 대학 캠퍼스와 민가로 추락할 조짐이 보이자 탈출을 늦추고 조종간을 조작해 산 인근에 추락하면서 끝내 숨진 인물이다. 순직 후 1계급 특진했다.

서 대표는 지난달 그를 추모하는 음악회에서 심 소령 가족을 만난 뒤 이들에게 초청을 제안해 동행이 성사됐다. 당시 행사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비공개 단독 일정으로 참석해 심 소령을 기리기도 했다.

이날 서 대표는 "이 자리에 모신 분들은 모두 우리나라를 위해 싸워준 영웅들이다. 정말로 감사하다"며 "목숨바쳐 국민을 지키고 떠난 심 소령 역시 영웅이다. 그 뜻을 기려 유가족을 위로하고자 하니 박수를 보내 달라"고 청했다.

이어 "지난 2년 간 코로나19로 행사를 미루던 사이 참전용사 두 분이 돌아가셨다. 앞으로 점차 (고령 탓에) 이 자리에 계신 분들과 못 만나게 되더라도, 이 분들이 아무도 나오지 못할 때까지 위문 행사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심 소령 아버지 심길태(65) 씨는 "우리가 존재하고 아들(심 소령)이 태어난 건 모두 참전용사들 희생 덕분이다. 그 정신이 아들에게도 이어졌을 거라 생각한다"면서 "군인의 희생을 기억해주는 마음에 크게 위로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들아, 우리는 너한테 생전 잘 못해줬지만, 네가 우리한테 너무 많은 것을 주고 가 자랑스럽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해당 행사는 서 대표가 앨라배마에 아진USA를 설립한 뒤 지난 2014년부터 9년째 이어온 것이다.

매년 한번 일주일가량 자신의 모교인 대건고 재학생·졸업생들의 진로교육을 위해 미국에 초청하고, 앨라배마·조지아·테네시 등 일대 3개 주에 사는 참전 미군을 방문해 식사와 무대공연을 제공하는 식이다. 첫 행사 때 18명이던 참전군인은 점차 연로하거나 숨지면서 올해 7명으로 크게 줄었다.

서 대표는 "다른 나라 기업과 달리 한국 기업인은 기부·기여에 인색하다"는 군(카운티) 경제당국 관계자 말에 미 현지와 국내에 두루 도움 줄 방책을 찾기로 했다. 그러던 중 모교 동문에게는 해외 체험 기회를 주고, 앨라배마 일대에는 참전군인에게 보은하면서 관광객 소비도 유발하는 형태를 고안했다.

일회성에 그칠 수도 있던 행사는 전교 100등권에 있던 참가 학생 1명이 귀국 직후 공부에 매진, 서울대에 입학하는 결과를 낳은 사실이 전해지면서 동력을 얻고 수년 째 지속됐다.

서 대표는 "비용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그만큼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고는 더 많은 학생과 참전용사를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올해 심 소령 가족 초청한 것은 갑작스러운 계기였긴 했으나, 추후 여력이 되면 이번처럼 다른 영웅을 모실 때도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매일신문 (https://news.imaeil.com)